참살이의꿈

재미와 의미

샌. 2016. 2. 26. 11:32

재미와 의미, 둘 중 어디에 중점을 두느냐로 인생관이 달라진다. 한쪽 극단에 쾌락주의가 있고, 다른 쪽 극단에 금욕주의가 있다. 한쪽에서는 인생은 재미가 우선이라고 말하고, 다른 쪽은 어떤 즐거움도 의미가 없으면 헛것이라고 말한다.

 

재미가 있으면서 동시에 의미도 있는 일이라면 금상첨화다. 불행하게도 그런 복을 누리는 사람은 몇 안 된다. 대부분은 둘 중 하나만 갖추어져도 만족한다. 최악은 재미도 없고 의미도 없는 삶이다. 죽지 못해 산다는 한탄이 나오는 경우다.

 

그러나 살면서 재미와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거리는 많이 있다. 힘들게 일해도 돈 버는 재미를 느낄 수 있고, 풍찬노숙을 할지라도 이 세상을 위해 고귀한 일을 한다는 자부할 수 있다. 우리들 대부분은 현실과 타협하면서 중간지대 어디쯤에서 살아간다.

 

그런데 조금만 생각해 보면 재미와 의미는 분리되어 있지 않고 동전의 양면처럼 한 몸이란 걸 알 수 있다. 의미 없는 일에서 진정한 재미와 기쁨을 맛볼 수는 없다. 일시적인 쾌락은 인간을 행복하게 하지 못한다. 거기에만 집착하면 갈증만 더 심해질 뿐이다.

 

재미만 있고 의미가 없는 일이란 없다. 반대로 의미만 있고 재미가 없는 일도 없다. 모든 일에는 재미와 의미가 적절하게 섞여 있다. 양과 음의 조합에 따라 사람 몸을 구분하는 사상체질과 비슷하다. 정신에도 이런 구분이 가능할 것 같다.

 

세상의 주류에 속한 사람은 대체로 재미를 추구한다. 시류를 잘 따른다. 반면에 비주류나 아웃사이더는 의미와 뜻을 좇는다. 세상과 불화를 겪기도 한다. 양쪽 다 자신의 소신대로 살아간다. 그리고 각 세계의 즐거움이 있다. 선악의 절대적 기준은 없다.

 

분명한 것은 재미든 의미든 즐거움이 없다면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재미가 즐거움을 보장하는 건 아니다. 혁명을 하더라도 웃으며 즐겁게 해야 한다. 비주류의 부족한 점이다. 통속적인 재미를 넘어선 좀 더 가치 있는 일을 추구하는 데에 의미를 지향하는 자의 즐거움이 있다. 오래 지속될 인생의 기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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