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나침반

논어[195]

샌. 2016. 5. 16. 07:47

극자성이 말했다. "참된 인간은 바탕만이면 그만이지 문채는 무엇한담!" 자공이 말했다. "아차차! 선생의 인물론이야말로 네 필 말마차도 혀는 따르지 못하는 것을! 문채가 바탕이요 바탕이 문채라, 범의 가죽 바탕은 염소의 가죽 바탕과 같은 것인데...."

 

棘子成曰 君子質而已矣 何以文爲 子貢曰 惜乎 夫子之說君子也 駟不及舌 文猶質也 質猶文也 虎豹之곽 猶犬羊之

 

- 顔淵 7

 

 

형식[文]과 본질[質]에 관한 오래된 논쟁이다. '옹야(雍也)' 편에 나온 '문질빈빈(文質彬彬)'이라는 공자의 말에 이미 답은 나와 있다. 시대적 상황에 따라 형식을 강조하느냐, 본질을 강조하느냐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형식은 꾸미려고 해서는 안 된다. 본질이 자연스럽게 겉으로 배어나와서 형식을 이루어야 한다.

 

여기서는 자공의 비유가 눈에 띈다. '언어에는 자공'이라는 말이 옳다는 걸 확인한다. 극자성이 하는 말의 경박함이 네 필 말마차도 따르지 못한다고 하고, 범 가죽이 귀하게 취급받는 건 무늬 때문이지 바탕 때문이 아니라는 비유는 절묘하다. 자공이 외교관으로 명성을 떨친 데는 이런 말재주가 한몫을 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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