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본느낌

라이프

샌. 2017. 8. 2. 09:26

 

화성 탐사에서 가져온 토양을 조사하던 우주정거장의 과학자들이 화성 생명체를 발견한다. 세기의 발견이라고 할 만한 사건이다. 인큐베이터 안에서 자라던 생명체는 전기 자극을 받으며 급속하게 성장하여 괴물로 변한다. 그 뒤부터는 우주인과 괴물과의 생사가 걸린 싸움이 시작된다. 우주정거장이라는 밀폐된 공간에서 공포는 극으로 치닫는다.

 

SF 영화에서 우주 생명체는 대부분 폭력적으로 그려진다. '라이프' 역시 전형적인 스토리를 따른다. 우주 생명체가 공격적인 본성을 갖고 있다고 믿는 것은 인간 본성의 폭력성과 관계있는 것 같다. 치열한 생존경쟁을 통해 생명이 진화하지만 어느 단계에 이르면 조화와 평화를 추구하게 될 확률이 높다. 그렇지 않다면 고등생명체의 파멸은 불가피하다. 만약 지능이 높은 우주 생명체가 있다면 폭력적이기보다는 평화 지향적일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지구를 구하기 위한 우주인과, 생존하려는 괴물 '캘빈'과의 사투는 선악의 대결 같다. 캘빈 역시 자신의 생존을 위해 투쟁할 뿐이다. 누구의 관점에서 보느냐가 문제다. 그리고 이런 영화에서 늘 그렇지만 서정성의 부족이 아쉽다. 똑같은 우주정거장을 무대로 하지만 영화 '그래비티'와 너무 비교된다.

 

과학자의 호기심, 또는 공명심이 우주정거장을 파멸로 이끈다. 무대를 지구로 확대할 때 좋은 교훈이 되는 사례다. 과학이 진보 과정의 예상하지 못한 지점에서 호모 사피엔스는 심각한 국면을 맞을지도 모른다.

 

영화 마지막의 반전이 놀랍다. 그러나 '라이프'라는 제목은 영화 내용과 달리 너무 거창하다. 제 생명을 지키기 위한 처절한 싸움만 보이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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