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본느낌

세계의 나무

샌. 2017. 8. 19. 11:44

표지를 펼치면 마다가스카르의 바오밥나무 사진이 시선을 확 끈다. 이 책은 나무를 사랑하는 영국의 토머스 파켄엄이 세계에서 크고 아름답고 진귀한 나무 60그루를 골라 소개한 사진집이다. 나무를 설명하는 글이 현장 분위기와 나무에 대한 느낌을 잘 살려내고 있어 좋다. 틀에 박힌 식물 해석이 아니다.

 

나무를 나눌 때 종류가 아니라 '자이언트(Giants)' '난쟁이(Dwarfs)' '므두셀라(Methuselahs)' '꿈(Dreams)' '위기에 처한 나무(Trees in Peril)'로 단원 제목을 정한 것도 특이하다. 지은이는 출판사의 지원으로 4년 동안 5대양 6대주를 누비며 나무 사진을 찍었다. 자태가 우아하고 개성이 강한 나무들이었다. 지은이의 열정도 그렇지만 마음 놓고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시스템이 부럽다.

 

그 무엇보다 사진 한 장 한 장이 작품이다. 사진을 보면 나무에 대한 경외감과 신비감이 저절로 일어난다. 우리나라에도 이만큼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상당한 거목들이 있다. 많은 나무 사진이 있지만 그 나무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잡아냈는지는 의문이다. 이 책의 나무 사진을 통해 나무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배운 바가 많았다. 첫째는 감동을 주는 나무의 포인트를 잡아내는 능력이고, 둘째는 빛이다. 한 장의 사진에 얼마만 한 정성이 들어가야 하는지를 생각케 한다.

 

<세계의 나무>에 나오는 나무 60그루 중에서 나는 두 그루를 봤다. 일본 야쿠시마에 있는 조몬삼나무와 뉴질랜드 로토루아의 레드우드다. 올 초 뉴질랜드에 한 달간 있으면서 다른 큰 나무에 대해 관심이 없었던 건 아쉽다. 이 책에는 레드우드 외에 뉴질랜드의 거목이 세 그루 소개되고 있다. 북섬 부시 공원의 라타, 북섬 와이파우의 카우리나무, 북섬 네이피어의 토타라다.

 

언제 기회가 있을지 모르지만 제일 가 보고 싶은 곳은 마다가스카르다. 바오밥나무 때문이다. 이 책에는 바오밥 셋을 포함해 여섯 그루가 나오고 모두 감탄을 자아낸다. 아마 갈 가능성이 가장 큰 곳은 미국일 것 같다. 미국 서부의 국립공원 여행은 꼭 해 보고 싶다. 그때에는 나무도 꼭 찾아볼 것이다. <세계의 나무>에 소개된 미국의 나무는 다음과 같다.

 

1. 더글러스퍼, 워싱턴주 퀴널트 호수

2. 레드우드, 캘리포니아주 제데디아스미스 주립공원, 프래리크리크 주립공원

3. 몬터레이 사이프러스, 캘리포니아주 몬터레이

4. 버지니아 참나무,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존스 섬

5. 브리슬콘 소나무, 캘리포니아주 화이트 산

6. 서양 솔송나무, 워싱턴주 퀴널트 호수

7. 서양 향나무, 캘리포니아주 요세미티 국립공원

8. 시트카 가문비나무, 워싱턴주 루비비치

9. 오리건 단풍나무, 워싱턴주 호이밸리

10. 자이언트 세쿼이아, 캘리포니아주 세쿼이아 국립공원의 네 그루

11. 조슈아나무, 캘리포니아주 조슈아트리 국립공원

12. 측백나무, 워싱턴주 퀴널트 호수

13. 캐니언 참나무, 캘리포니아주 조슈아 국립공원

14. 튤립나무, 버지니아주 버넌 산

15. 회화나무, 매사추세츠주 마서즈비니어드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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