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위의단상

앙코르와트의 옛 모습

샌. 2024. 1. 28. 17:54

앙코르 와트를 만든 캄보디아의 앙코르 왕조는 802년에 시작되어 1431년에 아유타야 왕국의 침략을 받아 멸망했다. 그리고 앙코르 와트는 밀림 속에 묻히고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졌다. 그로부터 약 100년 뒤 왕족의 후손인 앙찬 1세가 코끼리 사냥을 나갔다가 다시 발견했다고 한다. 불과 백 년 차이밖에 안 나는데 선조가 세운 이 거대한 구조물을 보고 몰라서 놀라워했다는 사실이 더 신기하다.

 

그때부터 소문이 나면서 여러 사람들이 찾지 않았을까 싶다. 1586년에 스페인 탐험가였던 안토니오 다 마달레나가 서양인으로서는 최초로 이곳을 찾았다. 앙코르 와트가 유명해진 것은 1860년에 프랑스의 식물학자 겸 탐험가인 앙리 무오가 이곳을 방문하고 탐험록을 출판한 결과였다. 앙리 무오는 이렇게 썼다.

 

"이 사원은 솔로몬의 성전과 비견될 만하며, 고대의 미켈란젤로가 세운 것과 같은 느낌을 준다. 가히 가장 아름다운 건물들 가운데 이름을 올린 만한 건물임이 틀림없다. 이는 그리스나 로마의 신전들보다도 훨씬 더 장엄하나, 현재 이 사원이 소재한 국가가 처한 야만성과 슬픈 대조를 이룬다."

 

20세에 들어서면서 프랑스를 중심으로 앙코르 유적에 대한 복원 작업이 시작되었고, 1953년에 캄보디아가 프랑스에서 독립한 이후로는 캄보디아 정부 주도로 국제적 지원을 받으면서 복원 및 관리를 하고 있다. 1980년대와 90년대의 정치 혼란기에는 많은 유물이 훼손되기도 했다.

 

세간에 잘못 알려진대로 앙리 무어가 앙코르 와트를 발견한 것은 아니다. 외부 세계에 널리 알려지지 않았을 뿐, 1500년대부터 앙코르 와트는 모습을 드러냈고 주변에 사원이나 농가가 있었다. 

 

앙코르 와트를 복원하기 시작한 무렵의 옛 사진이 있어 올려본다.

 

'길위의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북극곰의 불안한 휴식  (0) 2024.02.28
앓던 이가 빠지다  (0) 2024.02.13
말 없고 수줍은 아이  (0) 2024.01.10
블로그 20년  (4) 2023.12.31
이웃을 잘 만나는 복  (0) 2023.1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