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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장동 은행나무, 느티나무

서울 중구 예장동 남산 자락에 두 그루의 고목이 나란히 서 있다. 은행나무와 느티나무다. 이곳은 일제 시대 때 통감 관저가 있던 장소다. 1910년 8월 22일 3대 통감 데라우치와 이완용이 강제 병합 조약을 조인한 경술국치의 현장이다. 두 나무는 우리의 부끄러웠던 그때의 모습을 생생히 지켜보고 있었을 터이다. 두 나무는 수령이 약 400년 정도 되었다. 약 100년 전에 찍은 사진에도 두 나무는 지금과 비슷한 모양으로 나온다. 나무 사이를 지나는 도로도 똑 같지만 통감 관저는 사라지고 그 자리는 아픈 역사를 잊지 말자는 기억의 터로 조성되어 있다.

천년의나무 2018.02.24

눈 내린 남산

간밤에는 요란하게 천둥이 치면서 눈구름이 지나갔다. 아침에는 하얀 세상이더니 낮이 되면서 눈이 녹고 물기 촉촉한 땅이 되었다. 우수가 지나니 봄이 더욱 가까워졌다. 남산에서 경떠회원 일곱 명이 모였다. 오전에 남산 둘레길을 걸었는데, 나는 중간에 목멱산방에서 합류했다. 이번에 회원 중 셋이 한꺼번에 명퇴를 했다. 각자의 개성이 더욱 드러나는 때가 퇴직 이후다. 서로 다른 가운데 함께 뜻을 나누는 모임이 지속되길 기대한다. 목멱산방에서 비빔밥으로 점심을 하고, 충무로역 부근 카페에 잠시 앉았다가 헤어졌다. 예전 같았으면 누군가의 강권이 있어 소주 한 잔은 나누었을 것이다. 조금은 아쉬운 마음으로 지하철에 올랐다.

사진속일상 2018.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