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위의단상

덴빈과 볼라벤

샌. 2012. 9. 1. 08:20

두 태풍, 덴빈(TEMBIN)과 볼라벤(BOLAVEN)이 이틀 사이로 한반도를 지나갔다. 이례적인 일이었다. 또한 덴빈의 경로도 특이했다.

 

덴빈과 볼라벤은 형제 태풍이었다. 덴빈은 8월 19일에, 볼라벤은 20일에 북위 18도 해역에서 태어났다. 22일까지는 두 태풍의 세력이 비슷했으나, 23일부터 덴빈은 약해졌고 볼라벤은 강해졌다. 볼라벤이 강했을 때는 둘 사이에 60hPa 차이가 났다. 덴빈은 볼라벤의 힘에 밀릴 수밖에 없었다. 형이 동생한테 치인 격이었다.

 

북진하던 덴빈은 튕겨 나가 서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마치 두 당구공이 충돌하는 것과 같았다. 그리고 덴빈은 스핀이 걸린 당구공처럼 대만 해역에서 반시계방향으로 타원을 그리며 움직였다. 덕분에 대만이 며칠간 계속해서 태풍의 영향권에 놓였다.

 

이때 볼라벤도 영향을 받았다. 만약 덴빈이 아니었다면 볼라벤은 더 중국 쪽으로 갔을 것이다. 덴빈과 충돌한 반작용으로 자신도 경로가 변한 볼라벤은 곧바로 서해로 올라왔다. 그리고 그 길을 따라 마치 추격이라도 하듯 빠른 속력으로 덴빈도 따라왔다. 우리나라가 연속으로 두 태풍의 공격을 받은 것이다.

 

두 태풍 때문에 남해와 서해안 지역 농어민의 피해가 컸다. 하늘이 하는 일인 걸 어찌 할껴, 바람에 무너진 비닐하우스 앞에서 한 농민은 그렇게 말했다.

 

 

볼라벤의 경로

 

 

덴빈의 경로

 

 

8. 26. 12:00

 

 

8. 27. 12:00

 

 

8. 28. 12:00

 

 

8. 29. 12:00

 

8. 3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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