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위의단상

나무의 꿈

샌. 2012. 9. 3. 17:39

 

 

아름다운 가사에 맑고 고운 인디언 수니의 음색이 잘 어울린다. 내가 좋아하고 자주 듣는 노래다.

 

 

초록별 뜬 푸른 언덕에 나무 한 그루 되고 싶었지

딱따구리 옆구리를 쪼아도 벌레들 잎사귀를 갉아도

바람이 긴 머리 크러놓아도 아랑곳없이 그저 묵묵히

나무 한 그루 되고 싶었지 아름드리 어엿한 나무가

 

만개한 꽃처럼 날개처럼 너를 품고 너희들 품고

여우비 그치고 눈썹달 뜬 밤 가지 끝 열어 어린 새에게

밤하늘을 보여주고 북두칠성 고래별자리

나무 끝에 쉬어가곤 했지 새파란 별똥 누다 가곤 했지

 

찬찬히 숲이 되고 싶었지 다람쥐 굶지 않는 넉넉한 숲

기대고 싶었지 아껴주면서 함께 살고 싶었지

보석 같은 꿈 한 줌 꺼내어 소색거리며 일렁거리며

오래 오래 안개 속에서 기다리고 있었지

 

나무 한 그루 되고 싶었지

나무 한 그루 되고 싶었지

나무 한 그루 되고 싶었지

 

- 나무의 꿈 / 임의진 시, 인디언 수니 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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