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읽는기쁨

꽃 또는 절벽 / 박시교

샌. 2022. 6. 16. 10:24

누군들 바라잖으리,

그 삶이

꽃이기를

더러는 눈부시게

활짝 핀

감탄사기를

아, 하고

가슴을 때리는

순간의 절벽이기를

 

- 꽃 또는 절벽 / 박시교

 

 

멀리 있는 신기루에 홀려 발 밑의 꽃밭은 보지 못한 채 허덕이며 달려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미 내 삶이 꽃이고, 감탄사인 것은 아닐까. 나는 장님이어서 보지 못하고 있는지 모른다. 아니면 너무 많이 소유하고 지식이 넘쳐서 모든 것이 시시해진지도. '아, 하고 가슴을 때리는 순간의 절벽'에 서면 세상살이의 온갖 근심조차 꽃으로 알게 될까. 기쁨과 환희와 함께 근심과 시련의 꽃이 함께 어우러져 만들어진 아름다운 인생의 꽃밭을 보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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