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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17]

선생님 말씀하시다. "옛 것을 더듬고 새 것을 알아야 하니, 스승이란 한 번 되어봄직도 하지." 子曰 溫故而知新 可以爲師矣 - 爲政 7 이번에 를 읽으며 온고지신(溫故知新)에 대해 새로운 점을 알게 되었다. 전에는 온고지신을 "옛 것을 더듬'어' 새 것을 안다"로 이해했다. 그러나 지금 읽는 번역은 "옛 것을 더듬'고'"로 되어 있다. 조사 '어'와 '고'의 차이는 크다. '옛 것'과 '새 것'이 종속관계가 아니라 병렬관계인 것이다. 전에는 온고지신을 떠올리면서 공자를 보수주의자로 단정했다. '옛 것'에 방점이 찍힌 것이다. 결코 그렇게 봐서는 안 된다는 걸 이번에 알았다. 또 하나는 온고지신이 스승됨과 관련해서 나온 말이라는 것이다. 온고지신할 수 있으니 스승도 되어봄직 하다는 뜻이다. 다른 사람을 가..

삶의나침반 2013.02.07

내 귀는 어찌하여 이런 이야기를 듣는가 / 이진명

한 선방(禪房) 승(僧)의 아무 고저장단 없는 먼, 마른 목소리의 첫째 이야기를 듣는다 말도 없이 출가해 수년 후 정식 비구계를 받고 고향집 양친을 찾아 갔노라고 50줄 아버지가 오늘 나랑 함께 자자며 이부자리를 펴시는데 중은 다른 사람이랑 같이 안 잡니다 쌀쌀맞게 내뱉고는 다른 방에서 잤노라고 한 선방 승의 찬 하늘 구만리를 가는 기러기라도 배웅하는 듯, 젖힌 고개의 둘째 이야기를 듣는다 누나가 미국으로 이민간다고, 공항에서라도 얼굴 한 번 보고 싶다고 전갈온 적 있었노라고 절방 마루 끝에 서서 비행기 출발했겠구나 산문 밖이나 건너다 보았노라고 누나 아이가 둘이라는데 그 조카들 얼굴도 모르고 한 선방 승의 고저장단 없는 먼, 마른 목소리의, 이번에는 아주 작은 웃음기가 입가에 짧게 머문 셋째 이야기를 ..

시읽는기쁨 2013.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