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3/26 2

뒷산 생강나무꽃

생강나무꽃은 뒷산에서 제일 먼저 피는 꽃이다. 숲은 4월이 되어야 초록색으로 변한다. 3월은 아직 대부분 나무의 꽃이 피기 전이다. 겨울의 황량함 가운데서 생강나무꽃만이 노란색 황일점으로 눈을 즐겁게 해 준다. 뒷산에는 생강나무가 많이 자라고 있다. 노란 생강나무꽃을 보면서 세월호를 상징하는 노란 리본이 떠올랐다. 얼마 전에 세월호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 영문도 모른 채 수장된 어린 영혼을 생각하면 가슴이 저민다. 하나하나의 넋이 인양된 세월호와 함께 생강나무꽃으로 피어난 지도 모르겠다. 올 봄에는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 생강나무꽃이다.

꽃들의향기 2017.03.26

뒷산 한 바퀴

산에 들면 봄을 본다. 갓 돋아나는 애기 잎을 보면 봄이 가까이 왔음을 실감한다. 내 마음 속에도 새로운 희망의 싹이 움트는 것 같다. 겨울 동안에는 뒷산 출입을 하지 않았다. 몇 달 만에 오른 뒷산을 배낭 메고 한 바퀴 돌았다. 포근했다. 멀리 떠나면 가까이 있는 것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그것이 여행의 참 의미인지 모른다. 진달래가 꽃봉오리를 내밀고 있다. 생강나무꽃은 지금이 한창이다. 산길에는 벌써 애기괭이눈도 환하게 피었다. 밀포드에서 신었던 등산화를 버리고 새 신발로 바꾸었다. 이제 내 걷기는 다시 안으로 수렴해야겠다. 여기에 온 지 어느덧 7년째에 접어들었다. 새로운 탈각을 시도해 볼 때가 되었다. 그러나 서두르지는 않으련다. 인연은 억지로 만들어지지 않음을 안다.

사진속일상 2017.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