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3/30 3

경안천변 봄꽃

맑고 미세먼지 걱정 없는 봄날이다. 오늘은 햇볕을 쬐기 위해 밖에 나선다. 겨울잠 자듯 주로 집안에서만 지내다 보니 응달의 삶이 되었다. 소매를 걷어 올리고 모자는 벗는다. 피부 세포가 기지개를 켜는 것 같다. 마음도 환해진다. 경안천을 따라 세 시간 반 걷다. 오랜만에 타박타박 걷는 재미가 새롭다. 틈틈이 천변에 핀 봄꽃을 구경하다. 버들강아지, 개불알풀, 냉이, 꽃다지, 개나리, 산수유.....

꽃들의향기 2018.03.30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제목만 보면 괴기물로 오해하기 쉬우나, 청소년의 청순한 사랑과 우정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췌장암에 걸려 1년 시한부 삶을 살아가는 소녀와 동급생 남자 친구가 주인공이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는 병에 걸린 같은 부위를 먹으면 병이 낫는다는 속설에서 유래한 말이지만, '네 안에서 살고 싶다'는 표현이면서 '사랑한다'는 말과 동의어다. 남자 주인공(이름이 하루키였다. 이 영화에서는 이름이 잘 불리지 않는다. 여자 주인공은 그저 '친한 친구'라고 부른다.)의 캐릭터가 특이하다. 하루키는 교실에서 급우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혼자 있기를 좋아한다. 일종의 왕따 학생이다. 그런데 여자 주인공인 사쿠라는 동급생의 퀸카다. 자신의 병을 감추고 명랑하게 지낸다. 1년 뒤에 죽는다는 말을 듣고도 저럴 수 있을까, 싶다..

읽고본느낌 2018.03.30

따뜻한 편지 / 이영춘

비는 오는데 우체국 창가에서 순번을 기다리다 지쳐 아들아 이 편지를 쓴다 "춘천 우체국에 가면 실장이 직접 나와 고객들 포장박스도 묶어주고 노모 같은 분들의 입, 출금 전표도 대신 써주더라."고 쓴다 아들아, 이 시간 너는 어느 자리에서 어느 누구에게 무엇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돌아보라고 쓴다 나도 공직에 있을 때 제대로 했는지 돌아보겠지만 너도 우체국 실장처럼 그렇게 하라고 일러주고 싶은 시간이다 겨울날 창틈으로 스며드는 햇살 받아 안듯 "비 오는 날 문턱까지 손수 우산을 받쳐주는 그런 상사도 있더라"고 덧붙여 쓴다 살다 보면 한쪽 옆구리 뻥 뚫린 듯 휑한 날도 많지만 마음 따뜻한 날은 따뜻한 사람 때문이란 걸 알아야 한다 빗줄기 속에서, 혹은 땡볕 속에서 절뚝이며 걸어가는 촌로를 볼 때가 있을 것이다..

시읽는기쁨 2018.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