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에 그런 기쁜 길이 남아 있을까 이 시영 중학 1학년 새벽밥 일찍 먹고 한 손엔 책가방 한 손엔 영어 단어장 들고 가름젱이 콩밭 사잇길로 시오리를 가로질러 읍내 중학교 운동장에 도착하면 막 떠오르기 시작한 아침 해에 함뿍 젖은 아랫도리가 모락모락 흰 김을 뿜으며 반짝이던 간혹 거기까지 잘못 따라온 콩밭 이슬 머금은 작은 청개구리가 영롱한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며 팔짝 튀어 달아나던 내 생에 그런 기쁜 길을 다시 한번 걸을 수 있을까 과거는 아름답다? 하물며 어린 시절의 추억이야 더 말해 무엇하랴. 나이 탓인가, 계절 탓인가 요즘은 옛날 생각이 자주 난다. 오늘 만난 이 시도 내 마음을 울린다. 나도 이십리 길을 걸어 읍내 중학교에 다녔다. 합승이라고 불렀던 작은 버스가 다녔지만 시골 아이들 대부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