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을 다 출가시키고 둘만 남은 지도 1년이 돼간다. 전보다 삶이 단출하게 변했다. 각자 가정을 꾸려서 제 몫을 하며 살아가니 자식에 대한 염려는 많이 줄어들었다. 집이 썰렁하게 느껴지던 단계도 지나고 이젠 둘만의 조용한 시간을 즐기며 산다. 두 노인만 있으니 어떤 날은 종일 절간에 있는 것 같다. 아이들은 주말에 가끔 찾아온다. 와서 자고 갈 때도 있다. 두 식구에서 네 식구로 불어나면 집안이 소란해진다. 처음에는 활기가 있고 좋지만, 나중에는 부산스러워서 피곤하다. 속마음으로는 인제 그만 돌아갔으면 싶어질 때도 있다. 그러나 가라고 할 수는 없다. 알아차릴 듯 말 듯하게 눈치만 줄 뿐이다. 자식을 대하는 부모의 태도에도 남녀의 차이가 큰 것 같다. 우리 부부의 경우를 보면 특히 그렇다. 아내는 오매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