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룻물 강생원 젊어서 제월리 나루터의 뱃사공이었지요 남원 장 보러 옥과 입면 사람들 강생원 배를 타고 섬진강을 건넜는데요 배가 남원 땅에 다 닿으면 장꾼들에게 꼭 이렇게 말하지요 어 참 봄볕도 좋다 돌아올 때 꽃 한 짐 꺾어 오시오 이를테면 그 말이 곧 뱃삯이었는데 장 보고 오는 동네 사람들 돌아오는 길에 진달래꽃 꺾고 살구꽃도 꺾고 수선화꽃이랑 조팝꽃도 실컷 꺾어서는 한아름씩 강생원에게 주었겠지요 한 배 가득 장 보따리와 꽃다발을 싣고 다시 강을 건너며 나룻물 강생원 꼭 이렇게 말하지요 어 참 꽃 좋다 어 참 세상 이쁘다 - 나룻물 강생원의 배삯 / 곽재구 사람에게 '일'이란 무엇일까? 삶이 축제가 될 수는 없을까?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알고 바라기 때문에 삶의 핵심을 도리어 놓치는지도 모른다. 나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