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주변을 산책하다가 점심때가 지나면 시장기가 든다. 배는 고프고 집까지 가는 길도 멀면 어쩔 수 없이 외식을 해야 한다. 그때 내가 선택하는 건 짬뽕 아니면 순대국이다. 뭘 먹느냐는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다르다. 대체로 속을 시원하게 하고 싶을 때는 짬뽕, 고기 생각이 날 때는 순대국을 먹는다. 짬뽕과 순대국은 꼭 가는 집이 있다. '홍콩반점'은 짬뽕을 전문으로 하는 중국 음식점이다. 시원한 국물맛이 일품이지만 그보다도 실내가 깔끔해서 좋다. 종업원도 여느 중국집과 달리 젊은이들이다. 햇빛이 잘 들어오는 창가 자리에 앉으면 카페에 있는 것 같은 분위기가 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 집은 음식값을 선불로 받는다. 왜 그러는지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신선해서 재미있다. 어떤 날은 매운 짬뽕을 먹고 싶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