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안천에 산책을 나갔다가 비를 만났다. 재수 없다고 투덜거리며 옹색하게 비를 피하고 있는데 한참 후 먹구름이 흩어지며 동쪽 하늘에 무지개가 나타났다. 무지개를 본 게 도무지 얼마나 전인지 까마득했다. 그동안 하늘과 담을 쌓고 산 탓일 게다. 무지개가 사라지기까지 20분 정도 하늘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무지개를 바라보면 내 가슴은 뛰노라", 무지개는 누구나 시인이 되게 하고 아득한 그리움에 젖게 한다. 저 아치는 세파에 찌든 마음을 동심과 이어주는 다리일 것이다. 아쉬운 대로 스마트폰 덕분에 경탄하며 바라보았던 무지개를 담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