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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청년 전쟁

이오덕 선생의 옛글 여느 구석엔 권정생 선생과 조우한 순간이 적혀 있다. ‘너무나도 훌륭한 젊은 동화작가를 발견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오래 살지 못할 것 같다.’ 결과적으로 권정생은 이오덕보다 몇 해를 더 살았다. 하지만 평생 온몸에 퍼진 결핵과 합병증으로 고생했다. 하루 30분도 앉아 일하기 어려운 날이 많았지만, 한결같이 책을 읽고 글을 쓰며 누구보다 맑고 강렬하게 사유했다. 유머 감각을 잃지 않았음은 물론이다. 언젠가 그의 안동집에서 한담을 나누던 그가 불쑥 이런 말을 하는 것이다. “아까 뱀이 방에 들어왔어요.” “마당의 잡초를 그냥 두시니까 뱀이란 놈이 방 안과 밖을 구분 못한 모양이군요. 그런데 독사면 어쩌시려고요.” “독사는 방에 안 들어와요.” “그런가요.” 다녀와 그쪽 전문가에게 물었더..

참살이의꿈 2015.08.14

조훈현, 고수의 생각법

어느 분야나 고수의 경지에 오르면 비범한 무엇이 있다. 한 길을 깊이 판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아우라다. 외길을 걸어가는 벽(癖)이 있는 자만의 특성이다. 바둑의 고수도 마찬가지다. 이번에 조훈현 씨가 이라는 책을 냈다. 고수는 어떤 생각을 하며 인생을 사는지 궁금했다. 결국 생각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기사 조훈현에게 제일 쓰라린 경험은 자신이 직접 기른 제자 이창호에게 정상을 빼앗기고 무관으로 전락한 때였을 것이다. 책에서도 고백하듯이 이창호가 그렇게 빨리 성장하리라고는 본인도 예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갑자기 닥친 바닥에서 조훈현은 오히려 마음이 편해지고 담담해졌다고 한다.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삶의 의미가 달라진다. 바둑판이 싸움판이 아니라 놀이터가 될 수도 있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정상에 오..

읽고본느낌 2015.0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