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8/30 2

설매재 물봉선

오랜만이야. 전에는 여름 남한산성에서 꽃밭을 이룬 너와 무수히 눈맞춤했었지. 널 만나는 건 너무 흔한 일이었어. 그냥 흘깃 지나칠 뿐이었지. '눈 속에 핀 매화' 고개에서 네가 속삭이며 말을 걸어왔어. "여기 내가 있어요." 돌아보니 아침 이슬로 세수를 한 네가 환히 웃고 있었어. 촌에 시집온 새색시의 자태가 그랬을 거야. 고마워, 그리고 잊고 있어서 미안해. 앞으로는 흔하다고 무시하지 않을 께. 그리고 내가 먼저 널 불러줄 께. 안녕, 또 만나!

꽃들의향기 2015.08.30

중국, 당시의 나라

이 책은 고대 중문과 교수인 김준연 선생이 당시(唐詩)의 흔적을 답사한 중국 기행기다. 선생은 옛날 당나라 지도를 들고 13개 성에 산재한 유적을 찾아다니며 당시 200여 수의 내력을 훑었다. 책에는 다섯 차례에 걸쳐 서쪽 돈황에서 동쪽 태산, 남쪽 계림에서 북쪽 승덕까지 발로 누빈 기록이 마치 내가 현지에 있는 듯 생생하다. 중국의 문화와 사람들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아는 당시를 만나면 더욱 반갑다. 그중의 하나가 장계(張繼)가 지은 '풍교에서 밤에 정박하다(楓橋夜泊)'이다. 月落烏啼霜滿天 江楓漁火對愁眠 姑蘇城外寒山寺 夜半鐘聲到客船 달 지고 까마귀 울고 서리가 하늘에 가득 강가 단풍 고깃배 등불과 마주하여 근심 속에 잠들 때 고소성 밖 한산사 한밤중의 종소리가 나그네의 배에 들려온다 이 시가 유명..

읽고본느낌 2015.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