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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가 풀어지다

일주일 넘게 맹위를 떨치던 추위가 물러갔다. 이번 한파에는 최저 기온이 영하 20도까지 떨어졌고, 한낮에도 영하 10도 부근에서 수은주가 주춤거렸다. 제주도에는 폭설이 더해져 공항이 이틀간 폐쇄되었고 수만 명이 돌아오지 못했다. 32년 만의 추위였다고 한다.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여서 대만에서는 백 명 가까이 동사했다는 소식이다. 옛날을 돌아보면 쨍하게 맑은 겨울이 떠오른다. 삼한사온이 나타나는 것도 특징 중 하나였다. 어린 생각에 어째서 기온이 일주일 주기로 변하는지 신기해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날씨가 뒤죽박죽이고 막무가내다. 자연 현상마저 인간 세상을 닮아가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어찌 됐든 낮 기온이 영상으로 돌아오니 반갑다. 몸이 근질근질해서 경안천에 나가 세 시간 정도 걸었다. 미당이 자신을 키운..

사진속일상 2016.01.28

망국선언문

연초 경향신문에 손아람 작가의 '망국선언문'이 실렸다. '망국(亡國)'이 아닌 '망국(望國)'이다. 어둠이 짙어야 별이 더욱 빛나듯, 절망은 희망을 싹트게 하는 배경이다. 탄식이 깊어야 세상은 바뀐다. 늦게나마 글을 옮긴다. 망국(望國)선언문 어려운 한 해 보내셨습니다. 새해 인사 올립니다. 올해는 더 어려울 것입니다. 이곳을 지옥으로 단정하지 마십시오. 미래의 몫으로 더 나빠질 여지를 남겨두는 곳은 지옥이 아닙니다. 종말을 확신하지 마십시오. 우리의 상상력은 최악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등 뒤로 멀어지는 모든 시점을 우리는 그나마 좋았던 시절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그만 과거와 작별하고 미래를 받아들일 준비를 하십시오. 우리는 조만간 이 순간을 그리워해야 합니다. 연초마다 마음을 들뜨게 하던 나긋하..

길위의단상 2016.0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