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국민교육헌장이 나온 게 1968년 12월, 내가 고등학교 1학년 때였다. 1968년은 북한에 의한 청와대 습격, 울진 삼척 무장공비 침투, 푸에블로호 사건이 터져 남북관계가 최고로 긴장 상태였던 해였다. 그리고 박정희 장기 집권의 시작이었던 삼선 개헌의 전해였다. "우리는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다." 국민교육헌장은 이렇게 시작된다. 개인의 자유나 행복보다 국가 발전을 우선하자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중간에 나오는 "나라의 융성이 나의 발전의 근본임을 깨달아"라는 구절이 이를 잘 말해준다. '공익', '질서', '능률', '애국', '애족'이라는 단어에서 보듯 권리보다는 집단 구성원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강조한다. 국민교육헌장에 담긴 기본 이데올로기는 국가에 대한 충성과 반공이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