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딸은 손주 재롱을 보여주려고 자주 영상 통화를 이용한다. 그런데 영상은 실물을 더 보고 싶게 만든다. 바닷물을 마시면 갈증이 더 생기듯이. 어느 날 아침, 영상으로 손주 얼굴을 보다가 직접 가보자, 하고 동쪽으로 차를 몰다. 세 시간을 달려야 닿는 바닷가 작은 마을이다. 손주와 한참 깔깔거리다 보면 누가 재롱을 부리는 건지 헷갈린다. 동선을 같이 따라다니느라 나중에는 내가 먼저 지친다. 그래도 즐거운 중노동이다. 사진속일상 2016.02.03
위미리 동백 2년 전 올레길을 걸을 때 우연히 만났던 위미리 동백이 궁금해 다시 찾아가 보았다. 서귀포시 남원읍에 있는 위미리는 동백과 귤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제주도의 마을이다. 돌담을 따라 키 높은 동백나무 아래로 뚝 뚝 떨어진 동백이 붉었다. 밭에는 수확하지 못한 귤도 마구 떨어져 있었다. 올해는 감귤 값이 폭락해 아예 수확을 포기한 농가가 많다고 한다. 동백이나 인간의 일이나 속절없음은 마찬가지인 것 같다. 그러나 탄식은 한순간일 뿐, 아랑곳없이 꽃은 핀다. 꽃들의향기 2016.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