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혀 예상 못했다. 과연 컴퓨터가 얼마나 인간 수준에 육박했을까, 궁금한 정도였는데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알파고가 이세돌을 4:1로 이긴 것이다. 체스는 몰라도 바둑은 안 된다고 누구나 말했다. 그러나 알파고는 무서웠고, 이세돌이 고전 끝에 첫 판을 항복했을 때의 충격이 잊히지 않는다. 그날 저녁 야탑의 먹자골목에서 소주를 들이킨 건 바둑의 영역마저 기계에 내준 허전함 때문이었는지 모른다. 기계의 계산 능력이 아무리 정교하더라도 인간의 창의성을 따라오지는 못할 것이라고 믿었다. 인간의 기보를 입력해서 학습한 알파고가 변칙수에 정확히 대응할 수 없으리라고 누구나 생각했다. 그러나 알파고는 프로기사도 예상 못한 멋진 수를 두었고 결국 승리의 발판이 되었다. 모든 경우의 수를 고려해서 가장 확률이 높은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