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랫목에 밥 묻어 놨다.... 어머니, 품 팔러 새벽 이슬 차며 나가시고 막내야, 집 잘 봐라 형, 누나 학교 가고 나면 어린 나 아버지와 집 지키네 산지기 외딴집 여름해 길고 놀아줄 친구조차 없었지만 나 하나도 심심하지 않았다네 외양간에 무섭지만 형아 같은 중송아지, 마루 밑에 양은냄빈 왈칵 물어도 내 손은 잘근 씹는 검줄이, 타작 끝난 콩섶으로 들락거리던 복실꼬리 줄다람쥐, 엄마처럼 엉덩이 푸짐한 암탉도 한 마리 있었다네 아아 낯설고 낯설어라, 세상은 한눈 팔 수 없는 곳.... 원생은 나 하나뿐인 외딴 유치원, 솔뫼 고개 우리 집 아니 아니, 나 말고도 봄에 한배 내린 병아리 떼가 있었네 그렇지만 다섯살배기 나보다 훨씬 재빠르고 약았다네 병아리 쫓아, 다람쥐 쫓아 텃밭 빠대다보면, 아버지 부르시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