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독 철학자인 한병철 선생이 쓴 우리 시대를 진단하는 철학 에세이다. 100페이지가 안 되는 소책자로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 서양 문화의 비판서이지만 현재 우리 사회의 병리 현상을 이해하는 데도 그대로 적용된다. 선생은 우리 시대를 성과사회로 규정한다. 과거의 규율사회에 대비되는 개념이다. 병원, 정신병자 수용소, 감옥, 병영, 공장으로 이루어진 규율사회는 이미 사라졌다. 대신 피트니스 클럽, 외피스 빌딩, 은행, 공항, 쇼핑몰, 유전자 실험실로 이루어진 새로운 사회가 등장했다. 이 사회의 주민은 더 이상 '복종적주체'가 아니라 '성과주체'다. 그들은 자기 자신을 경영하는 기업인이다. 그런데 성과사회는 긍정성 과잉의 사회다. 성과주체는 자기 자신을 뛰어넘기 위해 끝없이 노력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