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 년 전 실업고에서 근무할 때 '쥐똥'이라는 별명을 가진 분이 있었다. 교장보다 더 실권이 있다는 실과부장이었는데, 키가 작고 얼굴이 까매서 누군지 몰라도 별명 하나는 기막히게 잘 지었다고 모두가 킥킥거렸다. 이 분은 카리스마가 있었지만 그래선지 가끔은 소외된 이들의 원성도 들었다. 사람들은 앞에서는 꼼짝 못하다가 뒤돌아서서는 "쥐똥만 한 것이!"라면서 투덜거리곤 했다. 쥐똥나무를 보면 그때의 재미있었던 풍경이 떠오른다. 쥐똥나무는 울타리 대용으로 많이 심는다. 집 앞 도로에도 이 쥐똥나무가 차로와 인도를 구분하기 위해 심어져 있다. 걸어가노라면 꽃향기가 코를 찌른다. 강도가 라일락 향기와 비슷할 것이다. 온갖 곤충들이 꾀는 것도 당연하다. 열매가 새까맣고 동글동글한데, 그래서 쥐똥나무라는 이름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