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로 이사 오면서사오년 정도는 살 예정이었다. 도시와 산골의 중간 단계에 필요한 휴식 시기로 생각했다. 그런데 일 년도 지나지 않아 자꾸 탈출을 생각하게 된다. 다시 전원병(田園病)이 도진 것이다. 내 컴퓨터 즐겨찾기에는 전원과 시골살이에 관련된 사이트가 수십 개 등록되어 있다. 아내는 전에 뜨거운 맛을 봤으면 됐지 또 혼나려고 하느냐며 걱정이 크다. 내 앞에는 네 갈래의 길이 있다. 첫째, 조용한 시골 마을에 터를 구해 조그만 흙집을 직접 짓는다. 터는 동네에서 떨어진 곳에, 넓이는 200평 내외면 좋겠다. 위치는 이곳에서 1시간 정도면 닿을 수 있어야 한다. 충청북도쯤이 적당할 것 같다. 가까울수록 좋지만 경기도는 땅값이 너무 비싸다. 집은 10평 정도면 된다. 방은 반드시 온돌이어야 한다. 이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