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권에는 1960년대 초중반에 쓰인 글이 주로 실려 있다. 그때는 민정이양과 한일회담 등 정치적으로 상당히 혼란한 시기였다. 선생은 줄기차게 군사정권에 대항하며 권력자와 각을 세운다. 한일 국교 정상화를 위한 회담 역시 반대한다. 돈과 경제를 위해 민족 자존심을 팔아먹는 걸 좌시할 수 없었다. 그러나 군사정권은 계엄령을 발동하고 조약을 비준한다. 선생은 이렇게 외친다. "달러가 아니고는 못 사나요? 없이도 살 수 있다는 것을 한번 보여주면 어떻습니까. 나라 운명을 한일회담에다가 매고, 비겁하게 벌벌 떨기 때문에 이렇게 되는 것입니다. 이제라도 살려면 우리 손으로 우리끼리, 살다 못 살면 같이 죽지 하는 각오를 해서만 이 난관을 열 수 있습니다. 나더러 무식하답니까. 어저께 우리 집에 강도로 들어와서, 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