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일어난 변화 중 제일 으뜸이 술을 끊은 것이다. 지난 6월에 단주를 결심하고 지금까지 잘 지켜왔으니 술잔을 입에 대지 않은지가 여섯 달이 되었다. 되돌아보아도 참 잘한 결정이었다. 앞으로도 다시 술을 가까이할 일은 없을 것이다. 술은 마실 때는 흥겹지만 뒷날은 고약했다. 후회하면서도 습관적으로 마셨다. 그러나 나이가 들수록 감당하기가 점점 어려워졌다. 필름이 끊기는 건 물론이고 집에 찾아오지 못할 때도 있었다. 늙은이의 추태를 보였다. 또 술에 취하면 공격적이고 비판적이 되어 옆에 있는 사람을 괴롭게 했다. 확실한 해결책은 술을 끊는 것밖에 없었다. 적당히 절주하면 되지 않느냐지만 그게 마음대로 안 되었다. 전에 있었던 일 중에 제일 아찔했던 건 골목에 주차해 놓은 트럭 밑에 들어가 잠이 들어버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