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지가 지혜에 대하여 물은즉, 선생님 말씀하시다. "백성들의 옳은 사람 노릇에 철저하며, 귀신은 공경할 뿐 이를 멀리하면 슬기롭다 하겠지." 사람 구실에 대하여 물은즉, 선생님 말씀하시다. "사람 구실하는 사람은 어려운 일은 도맡고, 이익은 남에게 돌리니, 그러면 사람답다고 할 수 있겠지." 樊遲問知 子曰 務民之義 敬鬼神而遠之 可謂知矣 問仁 曰 仁者 先難而後獲 可謂仁矣 - 雍也 17 지(知)와 인(仁)에 대한 공자의 답변이다. 물론 제자 번지에 해당하는 맞춤 대답일 것이다. 공자의 말을 분석해 보면 제자가 어떤 성향의 사람인지 파악할 수 있다. '귀신을 공경할 뿐 멀리하면 슬기롭다'는 말은 공자의 현실적 세계관을 보여주는 것 같다.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를 인정하고 존중하되 허무맹랑한 미신은 배격해야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