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민족은 정이 많다고 한다. 따스한 인정은 조상이 물려준 훌륭한 유산이다. 내 어릴 때만 보아도 집에 찾아온 객은 빈손으로 돌려보내지 않았다. 식사할 때라면 밥을 함께 나누어 먹었고, 도움을 바라는 사람에게는 곡식 한 줌이라도 꼭 주어서 보냈다. 가난했지만 나누며 함께 살아야 한다는 정신이 살아 있었다. 그런데 자본주의의 물이 들면서 이런 공동체 의식은 폐쇄적으로 변했다. 혈연, 학연, 지연 등으로 울타리를 치고 그 안에서만 주고받기로 바뀌었다. 울타리 밖은 남이며 경쟁 대상으로 배척된다. 패거리 문화가 만연하게 된 것이다. 끼리끼리 똘똘 뭉치고 집단의 목표에 개인은 매몰된다. 이런 집단은 가족을 내세우는 게 특징이다. "우리가 남이가"도 같은 부류다. 직장에 다니던 어느 해 옆 반의 급훈이 '우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