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소영 작가가 시인 윤동주의 삶을 소설로 구성한 책이다. 스물여덟에 이국의 감옥에서 숨진 시인의 슬픈 일생이 담담하게 그려져 있다. 1938년 용정을 떠나 연희 전문 문과에 입학해서부터 일본 유학 중 반체제범으로 2년 형을 살다가 1945년에 세상을 떠날 때까지 연대순으로 보여준다. 시대의 희생양이 한둘이 아니겠지만 맑은 영혼의 소유자였던 윤동주도 예외가 아니었다. 시인이 살다간 시대는 개인이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잔인했다. 나라를 잃고 모국어로 시를 쓰지도 못하는 절망 속에서 시대의 아픔은 곧 시인의 아픔이었다. 시류에 영합했다면 자기 몸을 보신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시인의 순수한 영혼은 고통을 감내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저항하는 행동파는 아니었다. 어쩌면 관조적 자세로 세상과 인생을 바라보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