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면 된다'라는 정신이 온 나라를 휩쓸었던 시대가 있었다. 사회가 온통 군영 같았을 때 어디서나 볼 수 있었던 구호이기도 했다. 더 나아가 '안 되면 되게 하라'고 윽박지르기도 했다. 나 같이 소심한 사람은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너무 공격적인 언어였다. 군대에서 고문관 노릇을 아니 할 수 없었다. '하면 된다' 정신이 이룬 성과가 없었던 건 아니다. 특히 경제 부문에서 두드러졌다. 한강의 기적도 이런 억척스러움에서 유래했을 것이다. 그러나 부작용도 만만찮았다. '빨리빨리' 같은 조급증은 한국인의 심성에 깊이 새겨져 있다. 김재규가 권총으로 박정희를 겨누며 내뱉은 말도 그랬다. "저도 한다면 합니다." 도전 정신을 나무랄 수는 없다. 특히 젊은 시기에는 바위를 뚫을 만한 기상이 있어야 한다. 해 보지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