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에 내려간 길에 모교에 들렀다. 헤아려보니 초등학교를 졸업한 지 어느덧 52년이 흘렀다. 가늠하기 힘든 까마득한 세월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바로 어제 일 같기도 하다. 나이 들고 옛 자리를 찾아보는 일은 어디든 착잡하기만 하다. 옛 흔적은 하나도 남아 있지 않다. 나무로 된 검은색 옛 교사는 진즉에 사라졌다. 운동장 귀퉁이에 서 있던 큰 느티나무도 운동장이 확장되며 오래전에 베어졌다. 희미한 기억 속에서 현재와 연결되는 건 아무것도 없다. 모교인데 너무 낯설다. 대신 학교는 그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깔끔하고 모던해졌다. 시설 투자가 많이 되는 것 같다. 작년에는 강당이 새로 만들어졌다. 그런데 전체 학생수는 66명이다. 한 학년에 겨우 한 학급씩 유지되고 있다. 그것도 면내에 있었던 세 학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