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료한 의식으로 죽음과 대면하고 싶은 게 내 바람이다. 죽기 직전까지 건강한 심신이 유지되면 더할 나위 없지만, 몸은 병들어도 정신만은 분별력을 지녔으면 좋겠다. 그래서 죽음이 찾아오는 과정을 냉철하게 관찰하고 싶다. 이 책을 쓴 영국 작가인 크리스토퍼 히친스(Christopher Hitchens)가 바로 그러했다. 1949년생인 히친스는 식도암에 걸려 2011년에 세상을 떴다. 1년 반 정도 첨단 의료의 도움을 받으며 치료를 받았지만 인간의 운명은 어찌 할 수 없었다. 그는 죽음을 눈 앞에 두고도 글쓰기를 멈추지 않았다. 는 죽음을 맞이하는 한 무신론자의 자기 고백이다. 원 제목은 다. 죽을 운명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마음이 읽힌다. 히친스는 병에 걸려서도 뛰어난 문장력과 유머 감각을 잃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