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콩 강에서 오리를 기르며 유랑하는 한 가족의 이야기다. 가출한 어머니 때문에 아버지는 집을 불태운 뒤 어린 남매를 데리고 배 한 척에 몸을 맡긴다. 상처투성이인 그가 제대로 된 아버지 노릇을 할 리가 없다. 남매는 벌거숭이인 채로 냉혹한 자연과 세상에 내던져진다. 책을 덮으니 가슴이 아리고 먹먹하다. 은 베트남 작가인 응웬욱뜨의 소설이다. 젊은 여성 작가인데 인간을 바라보는 시선이 따스하고 깊다. 적의보다는 인간에 대한 연민이 앞선다. 작가는 문학이 인간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믿음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두 남매의 성장기를 통해 작가가 우리에게 말하려는 바가 무엇인지 알 것 같다. 베트남 소설은 처음 읽어 보지만 기대 이상의 감동을 받았다. 생명력이란 길 위의 질경이와 같다. 발바닥에 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