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햇살은 따스하지만 산에는 아직 새싹들이 돋아나기 전이다. 땅은 지난 가을에 떨어진 낙엽들로 덮여있다. 이때 봄꽃들이 얼굴을 내미는데 그 중의 하나가 '구슬봉이'다. 뒷산을 오르다 보면 길을 따라 곱게 피어난 이 꽃을 만날 수 있다. 어떤 것은 길 가운데에서도 자라나 잘못하면 무심결에 밟을 수도 있다. 꽃을 정면에서 보면 별 모양으로 생겼다. 별꽃이라는 이름을 가진 꽃이 있지만, 실제 별 모양에 더 가까운 것은 별꽃이 아니라 구슬봉이다. 가만히 내려다보고 있으면 하늘의 별이 땅에 내려온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아니면 낮에도 별이 그리워 누군가가 하늘의 별을 따다가 산과 들에 뿌려놓았을까? 겨울이 지나고 봄이 찾아오면 이 귀여운 보랏빛 별들을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