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을 읽으며 영화 '국제시장'과 내내 비교되었다. 같은 시대를 배경으로 하지만 얘기를 풀어가는 결은 다르다. 영화가 가족을 위해 고생하며 오늘의 풍요를 이룬 세대의 자부심을 그렸다면, 소설 은 시대의 아픔과 부조리를 정면으로 직시하고 있다. 이런 관점의 영화가 제작되어 '국제시장'과 대비시켜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여러 화자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지만 주인공은 만수다. 부자였던 할아버지가 일제 때 독립운동과 연관되어 재산을 다 잃고 화전민이 사는 산골로 숨어든다. 아버지는 이런 할아버지가 못마땅해 글공부는 버리고 억척같이 땅을 일구며 가족을 부양한다. 만수는 육 남매 중 둘째 아들이다. 외모는 볼품없고 형제들 중 머리도 제일 나쁘지만 심성은 착하기 그지없다. 오직 가족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