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길 먼 여행에서 돌아온 구름 가족이 희고 부드러운 목덜미를 잠시 수면에 담그고 있는 동안 이곳에서 생애의 첫여름을 보낸 호기심 많은 갈겨니 새끼들이 물 밖으로 튀어 올랐다가 다시 수초 사이로 재빨리 사라진다 일순, 움찔했던 저수지가 다시 조용해졌다 - 이런 고요 / 유재영 도시로 돌아오니 문명의 소음이 제일 먼저 반긴다. 끊임없이 들려오는 자동차 소리 때문에 잠이 들지 않는다. 여름밤이건만 풀벌레 소리 하나 들려오지 않는다. 아니 들을 수가 없다. 불쌍한 도시인들은 고요를 빼앗겼다. 이런 데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적당히길들여지는 길밖에는 없다. 문득 바쇼의 하이쿠가 떠오른다. '오래된 연못 개구리 뛰어드는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