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몬스기 4

조몬스기

조몬스기를 알게 된 건 7년 전쯤 야마오 산세이 선생의 책을 통해서였다. 일본의 남쪽 섬 야쿠시마에 수령 7,200년의 삼나무가 살고 있다는 사실에 무척 놀랐다. 가늠하기 어려운 세월을 산 나무가 보고 싶어진 건 당연했다. 그러다가 이번에 트레커에서 야쿠시마 트레킹이 있어 꿈이 드디어 이루어졌다. 조몬스기 순례 여정이었다. 해발 1,300m까지 올랐다 내려오는 왕복 21km, 10시간이 걸린 힘든 길이었다. 한 달에 35일이나 비가 온다는 야쿠시마에서 이날은 쨍쨍하게 맑았다. 날씨 덕을 톡톡히 보았다. 조몬스기 할아버지는 사진으로 보던 그대로 말없이 기다리고 계셨다. 바로 전까지는 가슴이 두근거렸으나 막상 대면했을 때는 담담했다. 맑고 투명한 느낌이랄까, 올라오면서 만난 다른 삼나무 고목들과는 확연히 달..

천년의나무 2015.08.09

일본(1) - 조몬스기 트레킹

7월 31일 아침 5시 30분에 집을 출발하여 저녁 7시에 야쿠시마에 들어왔다. 인천공항에서 가고시마공항까지 비행기로 1시간 30분, 가고시마항에서 야쿠시마 안보항까지는 배로 2시간 30분이 걸렸다. 일본 여행은 처음인데 무척 가까운 나라면서 하늘에서 내려다보이는 풍경도 비슷했다. 그런데 땅에 내려보니 완전히 다른 문화의 나라였다. 일본의 첫인상은 버스 창 밖으로 보이는 회색 톤의 단조로운 주택 색깔이었다. 민숙에서 4시에 기상하다. 대절한 택시로 이라카와 등산로 입구로 이동하여 5시 20분에 트레킹을 시작하다. 하늘이 밝아오기 시작하는 새벽이다. 우리 일행 외에는 아무도 없다. 길은 철길을 따라간다. 이 철길은 벌채한 야쿠시마 숲의 나무를 아래로 운송하기 위해 설치한 것이다. 철길만 8.2km를 걸어 ..

사진속일상 2015.08.06

인연이 되면

너무 안달하지 마. 조바심낼 필요도 없어. 만날 사람은 만나게 되어 있는 거야. 그렇지 않다면 인연이 아니라고 생각해. 세상을 살다 보면 하늘이 허락해야 성사되는 일이 대부분이라는 걸 알게 돼. 없는 인연을 억지로 만들 수는 없어. 사람만 아니라 장소도 마찬가지야. 인연이 된다면 언젠가는 가게 될 거야. 그러니 마음속에 품고 느긋하게 기다려. 그곳이 너에게 자연스레 다가오도록. 야쿠시마가 그렇게 가까워지고 있다.

길위의단상 2015.01.22

시간의 숲

야마오 산세이의 책을 읽은 게 이 영화로까지 이어졌다. 은 야마오 산세이가 살았던 야쿠 섬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다. 올봄에 개봉되었지만 뒤늦게 알게 되어 영화 자료실에서 찾아 감상했다. 배우 박용우는 영화 촬영을 끝내고 일본 남단에 있는 야쿠 섬으로 열흘간의 여행을 떠난다. 지친 심신을 달래고 7,200년 된 조몬삼나무를 보기 위해서였다. 일본 배우 타카기 리나를 만나고 둘은 숲과 해변을 거닐며 자연이 주는 고요와 평화를 온몸으로 받아들인다. 자연스럽게 내면의 상처가 드러나면서 위안을 받는다. 자연을 통한 심리 치유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이 영화는 수천 년 된 나무들을 배경으로 인간 내면으로의 여행을 그리고 있다. 그러나 나에게는 두 사람의 대화보다 야쿠 섬 풍경과 숲, 조몬삼나무를 보는 게 더 흥미로..

읽고본느낌 2012.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