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이상(李箱)의 연애편지가 발굴되어 공개되었다. 1935년에 쓴 이 편지는 25살 된 이상이 소설가 최정희를 연모해서 보낸 글이다. 최정희는 백석으로부터도 사랑의 고백을 들었다고 하니 당대의 문학마당에서 인기가 있었던 것 같다. 천재시인이라 불리고 난해한 시로 유명한 이상이지만 연애편지는 뭇 연인의 심정과 다르지 않다. 사랑하는 마음과 그 마음을 받아주지 않는 아쉬움이 애틋하게 적혀 있다. 청년 시절 이상의 한 단면을 엿보게 되어 흥미롭다. 뒷날 최정희는 시인 김동환과 결혼하여 세 딸을 두었는데, 그중 소설가 김지원과 김채원은 이상문학상을 받았다고 한다. 세상 인연이라는 게 참 묘하다. 지금 편지를 받았으나 어쩐지 당신이 내게 준 글이라고는 잘 믿어지지 않는 것이 슬픕니다. 당신이 내게 이러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