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도만큼 억울한 사람도 없다. 기독교인들은 예배나 미사에서 "빌라도에게 고난을 받으시고" 라며 신앙 고백을 한다. 전 세계 기독교인 숫자가 23억이니 주일날이면 적어도 수억 명이 예수의 고난이 빌라도 탓임을 기억하는 것이다. 예수에게 사형 선고를 내린 사람이 빌라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경을 보면 빌라도는 예수를 죽이려고 하지 않았다. 오히려 예수를 구해주려고 고민한 흔적이 보인다. 당시 유대교 성직자들은 하느님을 모독했다는 명목으로 예수를 붙잡아 총독인 빌라도에게 넘겼다. 빌라도의 사형 판결을 받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빌라도는 무력 투쟁이나 봉기를 하지 않은 예수에게 별 관심이 없었다. 예수는 로마 식민 통치의 위험인물이 아니었다. 빌라도는 예수가 스스로를 변호하지 않는 것을 도리어 이상하게 생각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