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중계를 볼 때 "결대로 밀어쳐서 좋은 안타가 되었다"는 말을 가끔 듣는다.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면 '결대로 밀어친다'는 게 뭘 뜻하는지 알 것이다. 바깥으로 들어오는 공을 억지로 당기지 않고 부드럽게 갖다 맞히는 걸 말한다. 이 말을 들을 때마다 움직이는 야구공에 '결'이 있다는 표현이 참 좋다. '결'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나무, 돌, 살갗, 비단 따위의 조직이 굳고 무른 부분이 모여 일정하게 켜를 지으면서 짜인 바탕의 상태나 무늬'라고 적혀 있다. 모든 사물에는 고유한 결이 있다. 나무의 결은 나이테고, 물의 결은 물결이다. 살결도 있고 비단결도 있다. 그런데 야구공을 결대로 밀어쳤다는 것은 공 자체가 아니라 운동할 때 나타나는 특징을 가리키는 말이다. 보이지 않는 결도 있는 것이다. 이 '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