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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정 느티나무

경북 봉화군 춘양면에 한수정(寒水亭)이 있다. 중종 때 문신으로 예조판서를 지낸 권벌(1478~1548)을 추모하기 위해 지은 정자다. 찬물과 같이 맑은 정신으로 공부하라는 뜻으로 '한수정'이라 이름 지었다 한다. 운곡천과 이웃한 곳에 자리 잡고 있다. 한수정에 있는 이 느티나무는 수령이 300년이 되었다. 줄기 아랫부분만 남아 있어 기형적인 모양을 한 괴목이다. 살아 있는 게 신기하다. 묘하게 흙담이 나무를 지나가서 다시 한 번 바라보게 한다.

천년의나무 2014.11.25

늦가을 고향집

김장을 하러 고향에 내려가서 닷새를 머물렀다. 가을이 저물수록 풍요의 빛은 사그라지고 저녁 어스름 기운이 마을에 스며든다. 이 계절을 좋아하긴 하지만 무대가 고향이 되는 건 싫다. 너무 쓸쓸하다. 고향 마을에도 가을 김장을 하는 집이 얼마 안 된다. 힘에 부치기 때문이다. 자식들도 힘들게 내려오지 않으려 한다. 몇 만 원만 주면 절인 배추를 배달해주는 세상인데 굳이 시골까지 내려가 김장을 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 나도 고향에서의 김장은 올해가 마지막이라고 했지만, 내년에 어머니가 또 배추를 심으신다면 어찌 될지 장담할 수 없다. 형제가 모여 함께 김장을 하는 의식에는 김장통 몇 개 이상의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어머니의 일 년 농사가 자식들 차에 바리바리 실린다. 아직은 어머니가 건강해서 고맙고, 이..

사진속일상 2014.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