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둥 번개가 무서웠던 시절이 있다 큰 죄 짓지 않고도 장마철에는 내 몸에 번개 꽂혀 올까봐 쇠붙이란 쇠붙이 멀찌감치 감추고 몸 웅크려 떨던 시절이 있었다 철이 든다는 것은 무엇인가 어느새 한 아이의 아비가 된 나는 천둥 번개가 무섭지 않다 큰 죄 주렁주렁 달고 다녀도 쇠붙이 노상 몸에 달고 다녀도 그까짓 것 이제 두렵지 않다 천둥 번개가 괜시리 두려웠던 행복한 시절이 내게 있었다 - 무서운 나이 / 이재무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천둥 번개에 놀란 아이들이 마리아의 방으로 뛰어들어오자 마리아는 'My Favorite Things'를 불러주며 안심시켜준다. 아이들과의 서먹한 관계가 이 일을 계기로 친밀하게 변한다. 천둥 번개를 무서워하는 아이들의 표정이 재미있었던 장면이었다. 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