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집을 제 터로 잡고 주인 행세를 하는 고양이다. 지난겨울에 따스한 가마솥을 찾아온 뒤로 불쌍하다고 어머니가 먹이를 주기 시작하자 아예 제집이 되었다. 다른 고양이는 주위에 얼씬도 못 하게 한다. 내가 가까이 가도 이빨을 드러내고 경계한다. 어머니조차도 제 몸에 손을 못 대게 한다. 매일 밥을 얻어먹으면서도 애교 한 번 부릴 줄 모른다. 오히려 때가 되면 밥 내놓으라고 큰소리친다. 적반하장도 유분수다. 그래도 고양이는 귀엽다. 개와는 전혀 다른 도도한 매력이 있다. 우선 비굴하게 굴지 않는 독립성이 좋다. 비록 밥을 얻어먹지만 너는 너, 나는 나다. 너 없이도 충분히 살 수 있다는 자존감이 고양이에게는 있다. 개처럼 관심을 가져 달라고, 같이 놀아달라고 집적대지 않는다. 그리고 사람이나 장소에 집착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