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커와 십자봉에 올랐다. 십자봉은 원주와 제천의 경계에 있는 산으로 높이가 985m다. 백운산과 이웃하고 있다. 이 산 아래 지인이 귀농해서 살고 있는데 재작년에 찾아간 적이 있었다. 그때 일행 중 일부가 이 산에 올랐고 나는 다음에 올라보겠다고 미루었는데 이번에 기회가 되었다. 운계리 산촌마을에서 시작한 길은 소나무 숲 사이로 이어졌다. 급한 오르막도 별로 없으면서 솔잎을 밟는 길이 좋았다. 뒤에 처진 두 사람이 알바를 하는 바람에 나중에 정상에서 합류했다. 산길에서 방심은 금물이다. 정상부 헬기장은 억새로 덮여 있었다. 오전에는 잔뜩 흐렸다가 오후가 되면서 햇빛이 나왔다. 환한 가을 햇살 속에서 야생화가 만발한 억새밭은 한 점 오아시스 같았다. 십자봉은 찾는 사람이 적어선지 이정표 표시도 정확히 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