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의 커다란 눈은 무언가 말하고 있는 듯한데 나에겐 알아들을 수 있는 귀가 없다. 소가 가진 말은 다 눈에 들어 있는 것 같다. 말은 눈물처럼 떨어질 듯 그렁그렁 달려 있는데 몸 밖으로 나오는 길은 어디에도 없다. 마음이 한 웅큼씩 뽑혀나오도록 울어보지만 말은 눈 속에서 꿈쩍도 하지 않는다. 수천만 년 말을 가두어 두고 그저 꿈뻑거리고만 있는 오, 저렇게도 순하고 동그란 감옥이여. 어찌해볼 도리가 없어서 소는 여러 번 씹었던 풀줄기를 배에서 꺼내어 다시 씹어 짓이기고 삼켰다가 또 꺼내어 짓이긴다. - 소 / 김기택 소나무는 한민족의 상징이다. 정서적으로 우리에게 가장 가까운 나무다. 그리고 농사를 짓는데 소만큼 소중한 가축도 없다. 소는 가족의 일원이었다. '소'나무와 '소'가 무슨 연관이 없을까, 고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