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듣는다
입주해서부터 신경을 쓰게 하는 게 윗집 소음이다. 밤 12시가 넘도록 잠을 못 들게 되면 부처님이 아닌 한 울화가 치미는 걸 어찌할 수 없다. 그나마 이젠 많이 적응되었고, 윗집 아이들도 커서 초등학교에 들어가게 되니 소음도 많이 줄어들었다. 몇 주간 평화가 찾아오기도 한다. 신경 쓰지 않고 편안히 잠을 잔다는 게 얼마나 큰 행복인지 실감한다. 그런 어느 날 기뻐서 아내에게 한마디 했다. "요사이는 윗집이 조용하지? 참 고마운 사람들이야. 계속 이랬으면 좋겠다." 웬걸 바로 그날 밤에 천정에서는 전쟁이 터졌다. 늦게까지 잠들지 못하며 내 가벼운 입방정을 얼마나 원망했는지 모른다. 과학적으로는 그 인과관계를 설명할 수 없다. 그러나 말이 씨가 된다는 옛말이 허투루 생긴 것도 아닐 것이다. 돌아보면 자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