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게 만든 영화다. 사랑의 기억을 지운다는 발상이 독특하다. 그러나 삭제하는 과정에서 진정으로 좋아했음을 확인하고 인간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사랑의 인력에 끌려 들어간다. 둘은 다시 만나서 헤어진 비밀을 알게 되지만 서로를 이해하게 되면서 진정한 연인으로 거듭난다. 그러나 스토리 전개를 따라가기 힘들 정도로 영화는 난해하다. 시간이 역순으로 진행되고 어느 것이 기억 속 환상이고 어느 것이 실제인지 헷갈린다. 영화가 주는 의미도 한참을 생각해야 한다. 끝나고 나면 이렇게 단순한 것이야, 하고 조금은 허전해지기도 한다. 그래도 사랑 영화로는 특이한 소재를 고른 점에서 아주 흥미롭다. 만날 사람은 만나게 되어 있다는 말이 있다. 기억을 아무리 지워도 사랑은 남는다. 모든 사랑은 운명적 만남이라고 해야 ..